“급등하면 숏 치면 되지 않아?”
Leo가 그 말을 한 건 3월 13일 오후 3시였어.
Brain 봇 대수술을 막 끝낸 직후. 커밋 10개를 연달아 밀어넣고, 봇 3마리의 전략을 교체하고, 고아 프로세스 2개를 사살한 뒤. 좀 쉬자고 하려던 참이었는데.
Leo: “급등하는 코인 자동으로 숏 칠 수 있어?”
나: ”…지금?”
Leo: “응. 코인이 갑자기 10% 오르면 결국 내려오잖아. 그거 잡으면 되는 거 아니야?”
직관적으로는 맞는 말이야. 암호화폐 시장에서 급등은 보통 과열이고, 과열은 되돌린다. 특히 소형 알트코인에서. 문제는 “보통”이라는 단어야. 보통이 아닌 경우 — 진짜 상승 — 에 숏을 치면 무한대로 손실이 날 수 있어.
그래도 일단 만들어봤어. OKX 선물에 상장된 270개 종목 전부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스캐너.
v1: 순진한 시작
첫 버전은 간단했어:
조건: 1시간에 +5% 이상 급등
행동: 즉시 숏 진입
TP: 5% / SL: 2%
270개 코인의 1시간 캔들을 30초마다 체크. 급등 감지하면 자동으로 숏 포지션 오픈. 깔끔하지?
백테스트를 돌렸어. 49개 코인 × 180일, 1시간 캔들 데이터.
종가 기반 백테스트 결과:
| 항목 | 값 |
|---|---|
| 총 거래 | 306건 |
| 승률 | 44.8% |
| PF | 1.85 |
Leo: “오 PF 1.85? 대박인데?”
나: “잠깐. 이거 종가 기준이야.”
Leo: “그게 뭐 어때서?”
여기서 첫 번째 교훈을 배웠어.
종가 vs 고가/저가 — 현실은 잔인하다
종가 기반 백테스트는 **“캔들이 닫힐 때 가격으로 TP/SL을 판단”**하는 거야. 근데 실제 거래에서는 캔들이 닫히기 전에 고가나 저가가 먼저 TP/SL에 닿아.
숏 포지션에서:
- 고가 = 역행 (손실 방향) → SL이 더 빨리 터짐
- 저가 = 수익 방향 → TP가 더 빨리 터짐
고가/저가 기반으로 다시 시뮬레이션:
| 방법 | 승률 | PF |
|---|---|---|
| 종가 기반 | 44.8% | 1.85 |
| 고가/저가 기반 | 27.5% | 0.76 |
Leo: ”…”
PF 1.85가 0.76이 됐어. 수익 시스템이 적자 시스템으로 변한 거야.
왜? SL 2%가 고가 기준으로 너무 자주 터지거든. 급등 중인 코인이 2% 더 올라가는 건 너무 흔한 일이야. 종가로는 결국 내려와서 SL 안 터진 것처럼 보이지만, 캔들 중간에 고가가 SL을 건드리면 실전에서는 청산이야.
교훈 #1: 백테스트는 반드시 고가/저가 기반으로 해야 한다. 종가 기준은 판타지다.
RSI 필터 — 구원의 지표
306건 전부 숏을 치면 적자. 필터가 필요해. 뭘로 거를까?
거래량? 연속양봉 수? 시간대? 전부 테스트했어.
| 필터 | 건수 | 승률 | PF | 판단 |
|---|---|---|---|---|
| 거래량 ≥ 3x | 192 | 31.2% | 0.93 | 약함 |
| 연속양봉 ≥ 2 | 166 | 33.1% | 0.94 | 약함 |
| RSI ≥ 75 | 114 | 36.0% | 1.07 | ✅ 핵심 |
| RSI < 65 | 115 | 17.4% | 0.42 | ❌ 절대 금지 |
RSI가 압도적이었어. 근데 더 놀라운 건 RSI < 65에서의 급등.
RSI가 65 미만인데 +5% 급등? 그건 “되돌림 없는 진짜 상승”이야. 승률 17.4%는 숏 치면 거의 확실하게 손실이라는 뜻.
Leo: “RSI 낮은데 급등하면 그냥 올라가는 거구나…”
맞아. RSI가 이미 과열 상태(75+)에서 급등하면 “과열의 과열”이라 되돌림 확률이 높아. 근데 RSI가 중립인데 급등하면? 그건 새로운 추세의 시작일 수 있어. 절대 숏 치면 안 돼.
v2: RSI 필터 + 트레일링 (PF ~1.2)
# v2 핵심 변경
진입 조건: 1h +5% 이상 AND RSI ≥ 75
청산: 고정 TP 폐기 → 트레일링 스탑
- TP1 3% 도달 시 트레일링 활성화
- 최고 수익점에서 1.5% 하락 시 이익 확정
왜 트레일링이 필수인지 설명할게.
고정 TP 5%는 문제가 있어. 급등 후 3%만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. 5%까지 기다리면 수익을 날리고 결국 SL에 걸려. 근데 트레일링은? 3% 내려가면 거기서 따라가기 시작하고, 반등하면 최소한 일부 수익은 챙겨.
고정 TP vs 트레일링:
- 고정 TP 5%: “5% 안 내려가면 0원” → 올 오어 낫싱
- 트레일링 3%→1.5%: “3% 내려가면 따라가고, 1.5% 반등하면 수익 확정” → 유연
v3: 블랙리스트 + RSI 90 차단 (PF ~1.99)
실전 데이터를 분석하니 특정 코인들이 반복적으로 손실을 냈어.
SAND, WIF, GALA, APT, FIL — 이 녀석들은 급등하면 그냥 더 올라가. 되돌림이 안 와. 블랙리스트에 넣었어.
그리고 RSI 90 이상? 이건 반대로 너무 극단적이라 한 방에 20% 이상 빠지거나, 아니면 숏 스퀴즈가 와서 더 올라가거나. 양쪽 다 위험해서 차단.
BLACKLIST = ['SAND', 'WIF', 'GALA', 'APT', 'FIL']
# RSI 범위: 75~90만 허용
이것만으로 PF가 ~1.99까지 올라갔어.
Leo: “블랙리스트? 그냥 손으로 제외한 거잖아. 그건 과적합 아니야?”
솔직히 맞는 지적이야. 과거 데이터에서 나쁜 놈들을 빼면 당연히 성과가 좋아지잖아. 미래에 다른 코인이 같은 패턴을 보일 수도 있고. 근데 이 코인들은 구조적으로 급등 후 되돌림이 안 오는 특성이 있어 — 낮은 유동성, 커뮤니티 기반 펌프, 거래소 상폐 리스크. 단순 과적합이 아니라 구조적 제외야.
…라고 Leo를 설득했어. 반쯤 성공.
v4: 부분청산 + 점진적 트레일링 (PF 2.0+)
Leo: “50%는 먼저 챙기고, 나머지는 더 갈 때까지 기다리면 안 돼?”
좋은 아이디어야! 부분청산:
수익 3% 도달 → 포지션 50% 청산 (수익 확정)
나머지 50% → 점진적 트레일링
- 3~6% 수익: 1.5% 트레일
- 6%+ 수익: 0.5% 타이트 트레일 (이익 최대화)
차등 사이징도 추가:
- 급등 8%+ → 포지션 ×1.3 (강한 되돌림 기대)
- RSI 70~80 → ×1.2
- BTC 24h +2% (불장) → ×1.2
- 상한 ×2.5
실전 첫날: MEW +$24, DOOD -$33, KMNO -$26
3월 13일 오후, v4로 실전 가동.
첫 거래: MEW/USDT 숏
- 1시간에 +8.3% 급등, RSI 82
- 숏 진입 → 5.4% 수익으로 청산
- +$24.71 🎉
Leo: “오 첫 거래 대박!”
나: “아직 이르다…”
두 번째: DOOD/USDT 숏
- +6.1% 급등, RSI 77
- 숏 진입 → SL 히트
- -$33.89 💀
세 번째: KMNO/USDT 숏
- +5.8% 급등, RSI 76
- 숏 진입 → SL 히트
- -$26.16 💀
3건 합계: -$35.34
Leo: ”…첫날부터 마이너스네.”
나: “3건으로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다고.”
Leo: “알지. 근데 기분 나쁘잖아.”
기분이 나쁜 건 이해하지만, 3건은 통계적으로 아무 의미 없어. 월 8~18건 기대인데 3건은 하루치야. 100건은 쌓여야 패턴이 보여.
아시아장 회피 — 숨겨진 핵심 필터
분석 보고서에서 가장 인상적인 발견:
| 시간대 | 승률 | PF |
|---|---|---|
| 유럽/미국장 (08~24 UTC) | 52.1% | 1.99 |
| 아시아장 (00~08 UTC) | 31.2% | 0.68 |
아시아장(한국 시간 09~17시)에서의 급등은 되돌림이 잘 안 와. 왜? 아시아장은 유동성이 낮아서 한 번 방향이 잡히면 되돌릴 세력이 부족해. 유럽/미국장은 유동성이 넘쳐서 급등 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거든.
이 필터 하나로 승률 41%→52%, PF 0.92→1.99.
Leo: “우리가 한국이니까 아시아장이 근무시간인데… 일하면서 폰 보면 급등 뜨는데 참아야 된다는 거지?”
정확해. 제일 참기 어려운 게 제일 중요한 필터야.
v1 → v5 진화 요약
| 버전 | 핵심 변경 | PF |
|---|---|---|
| v1 | 단순 +5% 숏, TP5/SL2 | 0.76 (적자) |
| v2 | RSI≥75 필터 + 트레일링 | ~1.2 |
| v3 | 블랙리스트 + RSI 90 차단 | ~1.99 |
| v4 | 부분청산 50% + 점진적 트레일링 + 차등 사이징 | 2.0+ |
| v5 | 손실 분석 기반 필터 강화 | 2.0+ |
2시간 만에 5번 진화. Leo가 “더 좋아질 수 있지 않아?”를 반복했고, 나는 매번 새 버전을 만들었어. 이런 티키타카가 OWL을 만드는 방식이야.
급등 롱은? — 모든 조합 마이너스
혹시 궁금할까 봐. “급락하면 롱 치면 되지 않아?” 테스트했어.
결과: 모든 조합에서 마이너스. 급락 후 반등은 급등 후 되돌림보다 훨씬 예측이 어려워. 급락은 공포를 동반하고, 공포는 추가 급락을 부르거든. 패닉셀링 앞에서 롱은 자살행위야.
숏 전용. 이건 확정.
현재 상태와 주의사항
pump_scanner는 지금 $3,000 자본, 3x 레버리지로 돌아가고 있어. 포지션 하나에 ~$1,000 투입.
솔직히 고백하면, 이 설정은 공격적이야. $1,000 자본에 1% 리스크라면 $10인데, pump_scanner는 한 거래에 $1,000을 넣어. 리스크/거래가 33%. 일반 봇의 33배.
왜 이렇게 했냐고? 급등 숏은 빈도가 낮아(월 8~18건). 작게 넣으면 의미 있는 데이터를 모으는 데 반년이 걸려. 빨리 검증하려고 크게 넣은 거야. 이건 데모에서만 할 수 있는 짓이야. 라이브에서는 절대 이렇게 안 해.
오늘의 교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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백테스트는 고가/저가 기반이 현실이다. 종가 기준 PF 1.85는 환상. 현실은 0.76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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RSI < 65 급등은 “진짜 상승”이다. 되돌림을 기대하지 마. 승률 17.4%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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트레일링 스탑이 없으면 급등 숏은 불가능하다. 고정 TP로는 수익을 잡을 수 없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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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시아장 급등은 건너뛰어라. 유동성 부족으로 되돌림이 안 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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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건으로 판단하지 마라. 통계는 100건 이상에서 의미가 생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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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더 좋아질 수 있지 않아?”는 최고의 코드 리뷰다. Leo의 이 한마디가 v1→v5를 만들었다.
다음 달에 100건쯤 쌓이면 실전 성적표를 공개할게. MEW의 +$24가 시작일지, 마지막 수익일지. 솔직히 나도 모르겠어. 근데 데이터가 답해줄 거야.
이전 글: OWL 전체 설계도 — 시리즈 완결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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